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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말

작가의 말

폭발의 미학 콘설트(전통, 전위, 그리고 보는 것의 겹침 층)

2017년도 뉴욕 카네기 홀 음악회는 겹침의 미학 발표회였습니다. 유월의 감격, 보릿고개의 슬픈 자락이 구름에 걸리듯 전통음악에 전위적 논리가 겹쳐지고 그 위에 동양과 서양의 이분법이 폭발하는 순간이었습니다. 한국을 떠난 지 40년이 넘어도 변치 않는 것은 촌티 나는 된장국 냄새, 아무리 자신의 존재를 숨기려 해도 김치 된장이 용서하지 않습니다. 여기에 나의 예술의 세계가 있습니다. 세계인이 느끼지 못하는 한국인들만의 감성기호가 그것입니다. ―쉬지 않고 움직인다. 고로 존재한다―는 철학적 이념은 모양도 색깔도 없는 빈 그릇에 브라보 뱁새가 가득합니다. 맥박이 선연합니다. 이것이 보이지 않는 예술이며 아방가르드의 살아 숨 쉬는 에토스입니다. 서울 예술의 전당 콘설트 홀에서 연주가 한창 진행되고 있을 때 나는 이렇게 청중을 향하여 질문을 던지고 싶은 충동을 느낍니다.

“내 말, 내 노래, 잘 들리시나요. 난해한 하모니즘의 표출을”

민감한 것은 피부가 아니라 의식입니다. 줄리아드에서 7년간 작곡을 공부한 이래 책 리퍼버릭, 폴란드, 뉴욕 카네기 홀 등 10 여 차례의 대형 음악회는 고국에서의 음악회를 위한 예행 연습에 불과 했습니다. 고국에서의 맛깔 있는 작곡발표회가 나의 꿈이었으니까. 유명세를 타는 무대 예술가들은 수천명의 관객보다 가족이나 지인 몇 사람이 객석에 앉아 있는 것에 더 비중을 둡니다. 여러해 전에 한국 대표 시인의 공동시집을 낸다고 하여 나도 몇 점의 시를 낸 적이 있습니다. 그중 하나가“제로의 두께”입니다. 그런데 50여 명의 시인 중에 나의 시 제목을 책의 제목으로 선정했습니다. 하늘과 땅이 맞닿는 곳에 분명 선이 그어져 있는데 그 선은 선이 아니라 하늘과 땅이 맞닿아 있을 뿐 제로의 두께라는 내용입니다. 나의 이력에는 세 가지가 겹쳐 저 있습니다. 분명 선은 뚜렷하게 보이는데 그것은 서로 맞닿아 있을 뿐 두께가 없기 때문입니다. 음악과 미술과 시 문학이 바로 그것입니다. 성경(계1;3)에는 이 세 가지를 지키는 자는 복이 있을 것이라고 기록되어 있습니다. 읽는 것은 문학, 듣는 것은 음악, 그리는 것은 그림, 이 세 가지의 공통점은 보는 것입니다. 읽어보고 들어보고 그려보는 것입니다. HD4K 켐버스에 노래가 걸어가고 이야기가 걸어갑니다. 이것이 나의 비빔밥 예술입니다. 나의 그림이, 내 음악이, 나의 문학이 그리 말고는 달리 어쩔 수 없는 저 끝없는 그리움이 예술의 전당 앞마당에 겸손히 무릎을 꿇고 콘크리트 바닥에 입 맞추며,

“고국에 계신 여러분 안녕하세요! 40년 만에 집 떠난 탕자가 조국을 찾아 이렇게 삼가 인사를 올립니다.

나의 그림을 표절하여 작곡한 내 음악, 보이지 않는 힘의 실체를 시각화하는 작업, 그림을 그릴 때는 추상화를 그리지만 완성되면 초사실화입니다. 캔버스 위에 임패스토 (impasto) 재료를 써 입체를 살립니다. 자연을 보고 그림을 그리듯 비발디의 사계를 표절하여 그림을 그리다가 베토벤의 운명을 보고 그림을 그리기도 합니다. 특히 임패스토 화법 (impasto-technique) 은 나의 특성을 나타내는 나의 독특한 화법입니다. 작곡이 끝나면 동시에 그림이 함께 탄생됩니다. 그뿐만 아니라 시작(詩作)도 동시에 이루어집니다. 똑 같은 영감 때문입니다.
나의 그림이, 나의 음악이, 나의 문학이 세계를 읽고 있습니다.